[2005년 9월 15일]
마침내 운명의 투표일이 다가왔다. 주둔 함대 투표에 입후보한 함대들은 투표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저마다 물밑에서 치열한 로비를 벌이고 있었다.
이번 투표에는 총 4개의 함대가 입후보 하였는데, 이는 전에 비하면 적은 수치였다. 2002년의 제3대 투표 때는 무려 25개의 함대가 입후보해서 매우 치열한 신경전이 일었었다.
선거 시스템은 특별하게 설계되었다. 먼저, 각 함대의 총사령관만이 투표권을 가지고, 이 투표권은 함대 재단으로부터 제제 받거나 제명되지 않은 등록된 함대라면 함대 재단에서 인증 카드를 보내주는 것과 함께 투표권을 인정한다. 투표 자체는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일지는 몰라도 그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엄정한 조건을 통과해야하고, 이 투표는 모든 함대들이 의무적으로 하게 되어있지만, 조건을 통과하지 못해 입후보는 물론 투표에 참석하지 못하는 함대도 부지기수다. 보통 이 조건에 들려면 함대 등록 이후 2년은 필요한데, 타이타닉과 루시타니아가 입후보에 성공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사건이었다.
사실, 주둔 함대가 되면 50만 파운드의 1년 치 보수와 함께 주어지는 명예는 상당한 것이다. 과거 이름을 휘날렸었고 아직도 기가 죽지 않은 용맹한 사자인 대영제국. 그 대영제국을 보호하는 함대의 명예는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다.
그럼 왜 ‘영국 최초이자 세계 최대 함대 중 하나인 브리타니아가 왜 조국도 못 지켜서 조국이 주둔 함대를 뽑게 만드나’하고 의문이 드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나만 짚고 넘어가자면, 브리타니아는 사실상 ‘이빨 빠진 사자’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요 십 년 새에 브리타니아가 전 세계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많이 약해졌다는 것은 초강함대연합(S.P.F.U.) 내에서도 ‘공공연한 비밀’로 퍼져있었다. 1994년까지 무리한 기지 확장과 설치를 저질러, 폭주한다 싶었던 브리타니아의 행보에 발목을 건 것은 팩스 아메리카나 함대였다. 영국에 의한 헤게모니가 약해지고, 미국에 의한 헤게모니가 강화되면서 브리타니아는 그 이름 그대로 미국에 의한 헤게모니를 상징하는 팩스 아메리카나 함대에게는 폭주하는 브리타니아는 커다란 장애물이었을 뿐이었다.
브리타니아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단 음해 공작이 필요했다. 브리타니아의 해외 기지가 설치될 지역에 유언비어를 퍼뜨려 반대 운동을 일으키고, 나아가 브리타니아 제명 운동까지 벌이게 뒤에서 지시하고, 조종한 것이 바로 팩스 아메리카나였다. 팩스 아메리카나의 ‘폭주 치료법’은 성공을 거두어, 1995년에 브리타니아 함대는 전 세계 기지의 95%, 거의 대부분을 잃게 된다. 낙담하고 함대를 해체하려는 순간 브리타니아를 말린 것도 팩스 아메리카나였다. 이듬해에 초강함대연합이 구성되고, 브리타니아는 “참여하지 않겠다”라고 성명을 발표한 순간에 모든 함대들이 말렸던 것도 팩스 아메리카나가 뒤에서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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